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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8883 작성일19-09-29 00:55 조회1,61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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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상업적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이 기획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일등공신은 단연 피트의 스타성이다. 상업적인 기획과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업 그 사이 어딘가. 좋은 안목과 유연함을 지니고 연기에서부터 제작자까지 가능한 스타. 지금 할리우드에서 피트가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다.피트의 또 다른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여기서 피트는 제작자의 위치를 내려놓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시끌벅적하게 주무르는 세계의 완벽한 일원이 된다. 피트는 한물간 액션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스턴트 배우이자 매니저 클리프 부스를 연기한다. 1969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이었던 샤론 테이트 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실제와 허구를 넘나드는 이 영화는 당시 할리우드의 풍경에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안에서 피트는 타란티노 감독의 짓궂은 농담 속 주인공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전성기 시절 스티브 매퀸과 버드 에킨스, 버트 레이놀즈와 할 니드햄을 보는 듯한 디카프리오와 피트의 모습에서는 현재 최고의 위치에 있는 배우들이기에 가능한 여유와 매력이 묻어난다.그리고 Plan B피트가 뛰어난 안목과 좋은 연기를 보였던 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단지 실력으로 주목받기엔, 그걸 단숨에 가려버릴 만큼 언제나 심하게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였을 뿐이다. 다행히 피트가 걸어온 길은 그 스스로도 자랑스러울 필모그래피가 증명한다. 피트의 필모에는 《오션스》 시리즈와 《트로이》(2004),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 그리고 《월드워 Z》(2013) 같은 대형 흥행작들도 존재하지만, 그가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는 것은 함께한 감독들이 증명한다. 테리 길리엄(《12 몽키즈》), 데이빗 핀처(《세븐》 《파이트 클럽》),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바벨》), 장 자크 아노(《티벳에서의 7년》), 테렌스 맬릭(《트리 오브 라이프》) 등의 이름이 그 증거다.2002년 제작사 ‘Plan B’를 설립한 이후 기획과 제작의 행보는 더욱 눈부시다. 《디파티드》(2006),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 《월드워 Z》(2013), 《노예 12년》(2014), 《옥자》(2017) 등은 피트가 제작자로서 혹은 배우를 겸하며 쌓아올린 필모그래피다. ‘차선’이라는 뜻처럼, 이 제작사는 다른 투자자나 제작자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프로젝트나 신인 감독의 작품을 발굴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는다. 영화 역사에 길이 남는 영화들을 만들고 싶다던 피트의 목표는 Plan B를 통해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충족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중과 평단이 계속해서 그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는 것. 피트는 그 쉽지 않은 길을 훌륭한 방식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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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주목받는 영화가 있고, 배우가 주목받는 영화가 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둘 다 아니다. 이 영화의 전면에 서 있는 건 제작사 태
원엔터테인먼트다. 《포화 속으로》(2010)와 《인천상륙작전》(2016)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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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이력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을 읽는 안
내판이다.이재한 감독의 《포화 속으로》는 1950년 8월, 실제 포항에서
벌어진 71명의 학도병과 북한군의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이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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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역시 메가폰을 잡은 《인천상륙작전》은 이름 그대로 1950년 9월
15일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그린 작품이었다. 곽경
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아테나: 전쟁의 여신》 《아이리스 2》 연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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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두 태원엔터테인먼트 작품)이 공동 지휘관으로 선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시간상으로 두 사건의 중간에 서 있다.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인 1950년 9월14일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이 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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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의 배경이다.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기 위해 기획된 이 기밀작전에 투
입된 건, 훈련기간 고작 2주 차로 평균 나이 17세의 학도병들이다. 영화
는 기밀에 부쳐진 탓에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던 잊힌 영웅들을 소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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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포화 속으로》 속편, 《인천상륙작전》 프리퀄 느낌기시감을 느낀다
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했
던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만들어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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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속으로》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인천상륙작전》과는
시간과 사건을 나눠 갖고 있다. 《포화 속으로》에서 학도병 중대장을 연
기했던 아이돌 출신 배우 최승현(탑)의 바통은 또 다른 아 출신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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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이어받았다.진실을 알리기 위해 힘쓰
는 종군기자 매기 역에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를 캐스팅한 전략은
《인천상륙작전》이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에게 맥아더 장군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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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긴 것과 유사하다. 이 영화가 《포화 속으로》의 속편, 《인천상륙작전》
의 프리퀄적 느낌이 나는 건 이 때문이다.흥미로운 건 이제부터다. 《장
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포화 속으로》 《인천상륙작전》과 닮았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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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닮지 않았다. 곽경택·김태훈 감독의 연출은 《포화 속으로》 《인천상
륙작전》이 영화적으로 비판받은 DNA들을 지워내려 애쓴 흔적을 역력
히 드러낸다.첫째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포화 속으로》 《인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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륙작전》과 달리 이념적으로 디자인된 북한군 캐릭터가 없다. 《포화 속
으로》에서 차승원이 연기한 북한군 766 유격부대 대장 박무량은 무자
비하고 냉정한 살인 병기에 다름 아니었다. 《인천상륙작전》에서 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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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가 그려낸 엘리트 출신의 북한군 사령관 림계진은 그런 박무량의 먼
친척뻘이었다. 자신의 부하마저도 망설임 없이 총으로 쏴버리는 전쟁
기계.《포화 속으로》와 《인천상륙작전》에서 북한군은 그 자체로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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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이자, 처벌돼 마땅한 잔인한 사냥꾼이었다. 남북 캐릭터를 38선처럼
두 동강 내는 이분법적 시선을 통해 두 영화는 은연중에 애국주의적 시
선을 드러냈다. 애국주의적 시선이 문제라는 게 아니라, 이를 만들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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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방법이 문제였다.《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초기 시나리오에도 악으
로 묘사되는 북한군 대장 캐릭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곽
경택 감독은 차승원과 이범수가 연기한 유의 북한군 캐릭터를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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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들 이권 다툼에 휩쓸린 얼굴들을 채워 넣는다. 적이되 적이지 않
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남북의 어린 소년들. 이들
을 통해 영화는 종종 아군과 적군의 경계를 지우는 효과를 낸다. 맥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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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으로 분한 리암 니슨을 게으르게 활용했던 《인천상륙작전》과 비교
하면 메간 폭스의 존재감이 영리하게 쓰이기도 한다.둘째, 전쟁을 스펙
터클로 전시하지 않는다. 《포화 속으로》는 슬로모션과 익스트림 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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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업,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대비시켜 전쟁 신을 세련되게 그려냈었다.
과시적이면서도 과장된 액션을 화면 가득 채운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영
화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의 전쟁터가 아닌, 흡사 한편의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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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뮤직비디오로 자신을 착각하는 듯한 인상을 안겼다. 《인천상륙작
전》 역시 아군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영웅으로 그려냄으로써 전쟁을
블록버스터로 소비했다.곽경택·김태훈 감독의 선택은 이들 영화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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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점에 서 있다. 그들은 전장의 참혹한 풍경을 최대한 끔찍하고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적지로 돌진하는 초반 20분 오프닝
전쟁 신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그 유명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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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채도를 한껏 낮춘 색감과 카메라 무빙
등의 기술적 테크닉에서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일정 부분 참고한
느낌이 있다. 할리우드와 비교해 제작비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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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안해서 보면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난다.셋째, 앞선 두 요소들이 뭉치
면서 공산당은 나빠요 식의 ‘반공 요소’가 옅어졌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이른바 ‘국뽕영화’의 요소 역시 《포화 속으로》와 《인천상륙작전》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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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이념을 떠나 전쟁에 내몰려야만 했던 시대적 비
극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반공’이 아닌 ‘반전’을 그려내겠다는 소기의 목
적에도 도달한다.무색무취의 전쟁영화여러모로 《장사리: 잊혀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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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태원엔터테인먼트 작품이기에 우려했던 장애물들을 넘어선 결
과물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이 영화의 평가 기준일 수 없다는 점이
다. 아쉽게도 충무로 전쟁영화 전체로 그림을 확대해서 바라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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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리: 잊혀진 영웅들》만의 장점이랄 게 딱히 보이지 않는다. 치명적
인 단점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만의 필살기라 할 만한 게
없달까.캐릭터 구축 문제가 가장 크다. 영화는 많은 인물의 관계를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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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치지 못하고 나열한다. 학도병들 개인의 사연 역시 예상 가능한 그
림에 멈춰서 있다 보니 딱히 매력을 느껴 감정을 이입할 인물이 없다. 전
쟁영화치고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104분)은 이 작품에선 그리 장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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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보여줘야 할 부분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은 탓에
리듬감이 자주 끊긴다. 더 자세하게 조각됐으면 좋을 디테일들이 시간
에 쫓겨 방치된 흔적도 보인다.누군가는 기록되지 못한 어린 영혼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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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을 끄집어냈다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이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하
지만 상업영화가 어디, 좋은 의미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영역인가. 이
작품만의 특징을 잡는 것에는 주춤하면서 지나치게 무난한, 무색무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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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가 된 인상이다.한국 드라마 사상 최대 대작인 tvN 《아스달 연
대기》가 논란 속에 끝났다. 전체 제작비 규모 540억원에 회당 제작비
30억원 내외에 달하는 한국 드라마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초대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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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육룡
이 나르샤》를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 콤비와 《성균관 스캔들》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PD의 작품이며 송중기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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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도 화제였다.한국 드라마로서는 초유의
상고시대 설정이다. 그동안 한국 사극 드라마의 배경은 주로 조선시대
였다. 조선시대는 관련 자료도 많이 남아 있고 시청자들이 보유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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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도 풍부해 친숙한 시대 배경이 된다.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
시대가 가끔 배경이 되고, 최대한 많이 거슬러 올라가도 고구려 초기
(《주몽》 《태왕사신기》) 정도가 시대 배경이었다. 그런데 《아스달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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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놀랍게도 역사가 쓰이기 전인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눈길을 모았다. ‘아스달’이란 단어가 고조선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고
조선 건국 이야기로 기대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우려도 컸다. 대작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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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례가 많지 않고 한국 드라마에서 원시시대와 고조선 이야기를 어떻
게 풀지 가늠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마침내 방영이 시작됐는데 시청자 반응이 최악이었다. 도대체 54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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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어디다 썼느냐는 비난이 쏟아지며 시청률도 오르지 않았고, 관련사
주가도 떨어졌다. 《아스달 연대기》의 부족한 지점을 지적하며 조롱하
는 것이 인터넷 문화로 자리 잡을 만큼 시청자들은 적대적이었다. 많은
실패 사례가 있었던 한류 블록버스터 잔혹사가 재현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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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가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서른 살 여자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을
맡은 천우희는 매회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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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고 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사
로잡은 이병헌 감독의 작품. 깊이 있고 트렌디한 대사와 독특한 연출, 개
성 넘치는 캐릭터로 첫 회부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주·조연 상관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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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출연진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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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계속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중심인물이자 화자로서 극을 이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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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듀엣 버전을 안재홍
과 함께 불러 천우희만의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감성으로 원곡과는 또
다른 설렘을 선사했다. 이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던 장범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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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묵직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천우희는 이어서 영화 《버티고》(전계수 감독)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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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멜로가 체질》의 촬영은 일찌감치 끝난 것으로 안다.
“5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촬영기간이었지만 그 기간이 길다고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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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을 만큼 즐겁고 편안하게 임했다. 이미 촬영이 끝난지라 홀가분하다.
촬영 일정이 빡빡하진 않아서 촬영 중에도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태프들과 다 같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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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보고 싶다.”신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터라 부담도 있었을 것 같
다.“촬영 전에는 부담이 있었다. 이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겠다
고 생각했다. 동시에 처음 해 보는 밝은 캐릭터라 떨리고 설레는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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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오히려 그들의 도움을 받고 있더라.
좋은 대본,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 덕에 행복하게 촬영에 임했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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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든다. 그 말의 의미는, 연기력이 늘었다는 게 아니다. ‘진주’라는
캐릭터는 지금껏 내가 했던 역할 중 가장 자유로운 캐릭터였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자유로울 수 있었고, 동시에 즐겁게, 어떤 고민 없이 본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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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다. 막연히 기존에 내가 했던 역할들과 반대
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
었는데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막상 그 역할이 주어지니 걱정이 앞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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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가 하는 로맨스 코미디를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긴장되면서
궁금했다. 사실 ‘진주’는 ‘돌아이’ 기질이 다분하다. 일반적이지 않은 캐
릭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친구는 일과 사랑, 우정에 있어서는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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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다한다. 다짜고짜 ‘돌아이’가 아니다. 대본을 읽으면서 그 친구에게
빠져들었고,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에 대한 압박도 사라졌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천우희라는 배우가 이렇게 밝은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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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하는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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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데 이번엔 그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는 캐릭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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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어떻게 정확하게 발음하며, 또 드라마 특성에 맞게 경쾌하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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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 대사도 대사지만 내레이션도 많았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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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션이야? 나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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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했다. 한데 대본을 읽으면서 일말의 의심 없이 공감이 됐고, 심정적
으로 대본에 빠지니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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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성격과의 싱크로율은.“친구들과 가족들이 그런 말을 한다. 극 중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먹방이 체질’이라고(웃음)…. 먹는 장면에서
내 진짜 표정이 나온다고 한다.”‘인생작’이라고 말하는 시청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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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시청률이 아쉬운 상황이다.“이럴 때 ‘한 방’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어떤 강력한 한 방이나 자극이 없다는 게 우리 드라마의 한 방이다.
각각의 인물 이야기, 그 상황과 대사가 곱을수록 강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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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드는 작품이다. 다 보고 나면 차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이런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는 게 행복하다.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
만 그럼에도 촬영장 분위기는 늘 밝고 즐거웠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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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큼 작품 자체에 힘이 있다.”종방을 앞두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개인적으로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 그런 내
마음이 작품 속에서도 녹아났을 것이다. 《멜로가 체질》의 마니아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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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들도 아마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모든 캐릭터가
다 잘 보인다는 것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가 좋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본인 입장에서 공감하며, 또 성장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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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영화 《버티고》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간 극적
인 역할을 많이 했었다.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하고 싶었고, 그
런 의미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인 모
습들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자신 있다.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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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함에 따라 클래식 예술과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향유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국내 유일 큐레이터 첼리
스트라는 신(新)직업을 갖고 있는 윤지원(32)씨는 ‘딱딱하다’. ‘지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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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등의 관념이 지배적인 고전예술과 역사를 첼로 연주와 해설을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더 쉽고, 흥미진진하게 접근하고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큐레이터 첼리스트 윤 씨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2013년 한국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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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 프랑스 베르사유 국립음악원 최고연주
자 과정 및 실내악과정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석졸업 했다. 또한 코윈
프랑스(재불한인여성회)로부터 차세대 아티스트에 선정됐으며, 1인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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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기획사 아트콤플렉스(ARTCOMPLEX)를 설립해 클래식과 조형예술
예술융합공연을 했다.지난 2017년과 20연달아 코윈프랑스의 예
술감독을 역임한 윤씨는 그동안 음악과 미술의 협업 예술공모전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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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역사를 접목시킨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큐
레이터 첼리스트는 눈으로 보는 미술과 귀로 듣는 첼로 음악 여기에 입
으로 하는 해설까지 겸비해 관객들에게 예술 작품이 전해주는 느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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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역사적 배경 등을 보다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음악공부를 떠난 프랑스 유학생에서 큐레이터 첼리스트로 위상을
조금씩 넓혀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는 윤 씨는 프랑스와 한국을 바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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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며 ‘렉처콘서트’라는 강의 형식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큐레이터
첼리스트라는 직업이 생소한데, 어떤 직업인지.“큐레이터(Curator)는 잘
아시다시피 학예사다. 학예사는 법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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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나는 작년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해 큐레이터 자격을 취득했다.
큐레이터 첼리스트란 직업을 쉽게 이해시켜드리자면 학예사와 첼로 연
주가인 첼리스트를 합친 말로, 미술과 음악 두 가지 모두 전문성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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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의 형식의 콘서트를 기획·공연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큐
레이터 첼리스트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로써는 내가 유일무
이한 큐레이터 첼리스트다. 그렇기에 가지는 자부심은 상당하다.”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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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는 데뷔 이래 한 번도 스타성을 잃은 적 없다. 1980년대 후반 스크린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그의 존재는 곧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델마와 루이스》(1991), 《흐르는 강물처럼》(1992) 등 초기작부터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타이틀을 놓아본 적 없던 그의 나이는 이제 어느덧 50대 중반. 제니퍼 애니스톤과 안젤리나 졸리로 이어진 떠들썩했던 결혼생활과 이혼은 피트를 가십 뉴스의 단골손님으로 만들었지만, 이것이 피트가 걸어온 세월 전체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사이 그는 스크린 안팎으로 점점 더 완숙함을 뽐내는 영화인이 됐다. 현재 피트는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할리우드에 길이 남을 배우로 끊임없이 진화 중인 몇 안 되는 존재다.인간의 심연이라는 우주에 가닿는 연기신작 《애드 아스트라》는 100년 뒤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다. 피트는 우주 비행사 로이를 연기한다. 로이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적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실종됐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까지도 모든 우주 비행사들의 존경을 받는 전설적 존재다. 어느 날 지구에 전류 급증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그 원인으로 로이의 아버지가 진행하던 ‘리마 프로젝트’가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아버지는 살아 있는 것일까. 로이는 비밀을 풀기 위해 우주로 향한다. 제목인 《애드 아스트라》는 케네디 우주센터 기념비에 있는 문구를 인용한 것이다. 온전한 문장은 ‘퍼 에스페라 애드 아스트라(pεr spera at 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라는 뜻이다.우주는 최근 수많은 영화들 안에서 다양한 배경으로 등장해 왔다.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과 같이 드넓은 공간 안에서 더욱 사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을 이야기하는 작품들도 나왔다. 이들 영화의 공통된 목표는 지구로의 귀환이며, 주인공들에게는 감동적인 서사가 존재한다. 과거로부터 명맥을 이어온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시리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우주를 무대로 하는 활극적 우주 공상과학 장르)도 꾸준히 등장했고,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의 배경 역시 우주로 넓어졌다.
《애드 아스트라》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는다. 우선 이 영화는 최근 등장한 우주 배경 영화를 통틀어 가장 광활하고 깊은 우주에 가닿는 데 성공한다. 그간 여러 차례 다뤄진 달과 화성도 《애드 아스트라》 안에서는 색다른 배경으로 기능한다. 다만 이 영화의 우주는 단순히 태양계 전체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로이의 내면 그 자체이기도 하다.관객은 자신의 상태를 차분히 설명하는 로이의 내레이션에 따라 그의 심리에 이입해 간다. 그는 어딘가 고장 난 상태다. 사적인 감정을 극도로 배제하며
살고 있지만, 그건 상처와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서다. 그는 지쳐 있다.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증오한다. 우주를 동경하며 많은 것을 포기하지만, 실상 깊은 마음은 지구에 있는 사랑하는 것들로 향한다. 피트는 로이라는 고독한 안내자로서 충실한 연기를 선보인다. 로이의 텅 빈 내면은 어두운 우주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존재하는 건, 끝을 알 수 없는 공허함이다. 아무것도 없음. 《애드 아스트라》를 지탱하는 건 그 아득한 ‘무(無)’의 정서다.피트는 이 영화의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이기도 하다. 마
냥 상업적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이 기획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일등공신은 단연 피트의 스타성이다. 상업적인 기획과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업 그 사이 어딘가. 좋은 안목과 유연함을 지니고 연기에서부터 제작자까지 가능한 스타. 지금 할리우드에서 피트가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다.피트의 또 다른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할리우드》도 흥미로운 작품이다. 여기서 피트는 제작자의 위치를 내려놓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시끌벅적하게 주무르는 세계의 완벽한 일원이 된다. 피트는 한물간 액션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스턴트 배우이자 매니저 클리프 부스를 연기한다. 1969년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이었던 샤론 테이트 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실제와 허구를 넘나드는 이 영화는 당시 할리우드의 풍경에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안에서 피트는 타란티노 감독의 짓궂은 농담 속 주인공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전성기 시절 스티브 매퀸과 버드 에킨스, 버트 레이놀즈와 할 니드햄을 보는 듯한 디카프리오와 피트의 모습에서는 현재 최고의 위치에 있는 배우들이기에 가능한 여유와 매력이 묻어난다.그리고 Plan B피트가 뛰어난 안목과 좋은 연기를 보였던 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단지 실력으로 주목받기엔, 그걸 단숨에 가려버릴 만큼 언제나 심하게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였을 뿐이다. 다행히 피트가 걸어온 길은 그 스스로도 자랑스러울 필모그래피가 증명한다. 피트의 필모에는 《오션스》 시리즈와 《트로이》(2004),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 그리고 《월드워 Z》(2013) 같은 대형 흥행작들도 존재하지만, 그가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는 것은 함께한 감독들이 증명한다. 테리 길리엄(《12 몽키즈》), 데이빗 핀처(《세븐》 《파이트 클럽》),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바벨》), 장 자크 아노(《티벳에서의 7년》), 테렌스 맬릭(《트리 오브 라이프》) 등의 이름이 그 증거다.2002년 제작사 ‘Plan B’를 설립한 이후 기획과 제작의 행보는 더욱 눈부시다. 《디파티드》(2006),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 《월드워 Z》(2013), 《노예 12년》(2014), 《옥자》(2017) 등은 피트가 제작자로서 혹은 배우를 겸하며 쌓아올린 필모그래피다. ‘차선’이라는 뜻처럼, 이 제작사는 다른 투자자나 제작자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프로젝트나 신인 감독의 작품을 발굴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는다. 영화 역사에 길이 남는 영화들을 만들고 싶다던 피트의 목표는 Plan B를 통해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충족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중과 평단이 계속해서 그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는 것. 피트는 그 쉽지 않은 길을 훌륭한 방식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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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주목받는 영화가 있고, 배우가 주목받는 영화가 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둘 다 아니다. 이 영화의 전면에 서 있는 건 제작사 태
원엔터테인먼트다. 《포화 속으로》(2010)와 《인천상륙작전》(2016)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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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이력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을 읽는 안
내판이다.이재한 감독의 《포화 속으로》는 1950년 8월, 실제 포항에서
벌어진 71명의 학도병과 북한군의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이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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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역시 메가폰을 잡은 《인천상륙작전》은 이름 그대로 1950년 9월
15일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그린 작품이었다. 곽경
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아테나: 전쟁의 여신》 《아이리스 2》 연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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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두 태원엔터테인먼트 작품)이 공동 지휘관으로 선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시간상으로 두 사건의 중간에 서 있다.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인 1950년 9월14일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이 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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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의 배경이다.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기 위해 기획된 이 기밀작전에 투
입된 건, 훈련기간 고작 2주 차로 평균 나이 17세의 학도병들이다. 영화
는 기밀에 부쳐진 탓에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던 잊힌 영웅들을 소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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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포화 속으로》 속편, 《인천상륙작전》 프리퀄 느낌기시감을 느낀다
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했
던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만들어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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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속으로》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인천상륙작전》과는
시간과 사건을 나눠 갖고 있다. 《포화 속으로》에서 학도병 중대장을 연
기했던 아이돌 출신 배우 최승현(탑)의 바통은 또 다른 아 출신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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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이어받았다.진실을 알리기 위해 힘쓰
는 종군기자 매기 역에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를 캐스팅한 전략은
《인천상륙작전》이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에게 맥아더 장군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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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긴 것과 유사하다. 이 영화가 《포화 속으로》의 속편, 《인천상륙작전》
의 프리퀄적 느낌이 나는 건 이 때문이다.흥미로운 건 이제부터다. 《장
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포화 속으로》 《인천상륙작전》과 닮았으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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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닮지 않았다. 곽경택·김태훈 감독의 연출은 《포화 속으로》 《인천상
륙작전》이 영화적으로 비판받은 DNA들을 지워내려 애쓴 흔적을 역력
히 드러낸다.첫째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포화 속으로》 《인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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륙작전》과 달리 이념적으로 디자인된 북한군 캐릭터가 없다. 《포화 속
으로》에서 차승원이 연기한 북한군 766 유격부대 대장 박무량은 무자
비하고 냉정한 살인 병기에 다름 아니었다. 《인천상륙작전》에서 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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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가 그려낸 엘리트 출신의 북한군 사령관 림계진은 그런 박무량의 먼
친척뻘이었다. 자신의 부하마저도 망설임 없이 총으로 쏴버리는 전쟁
기계.《포화 속으로》와 《인천상륙작전》에서 북한군은 그 자체로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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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동강 내는 이분법적 시선을 통해 두 영화는 은연중에 애국주의적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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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방법이 문제였다.《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초기 시나리오에도 악으
로 묘사되는 북한군 대장 캐릭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곽
경택 감독은 차승원과 이범수가 연기한 유의 북한군 캐릭터를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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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들 이권 다툼에 휩쓸린 얼굴들을 채워 넣는다. 적이되 적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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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통해 영화는 종종 아군과 적군의 경계를 지우는 효과를 낸다. 맥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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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으로 분한 리암 니슨을 게으르게 활용했던 《인천상륙작전》과 비교
하면 메간 폭스의 존재감이 영리하게 쓰이기도 한다.둘째, 전쟁을 스펙
터클로 전시하지 않는다. 《포화 속으로》는 슬로모션과 익스트림 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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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업,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대비시켜 전쟁 신을 세련되게 그려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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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의 전쟁터가 아닌, 흡사 한편의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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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뮤직비디오로 자신을 착각하는 듯한 인상을 안겼다. 《인천상륙작
전》 역시 아군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영웅으로 그려냄으로써 전쟁을
블록버스터로 소비했다.곽경택·김태훈 감독의 선택은 이들 영화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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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점에 서 있다. 그들은 전장의 참혹한 풍경을 최대한 끔찍하고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적지로 돌진하는 초반 20분 오프닝
전쟁 신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그 유명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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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채도를 한껏 낮춘 색감과 카메라 무빙
등의 기술적 테크닉에서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일정 부분 참고한
느낌이 있다. 할리우드와 비교해 제작비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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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안해서 보면 장단점이 확연히 드러난다.셋째, 앞선 두 요소들이 뭉치
면서 공산당은 나빠요 식의 ‘반공 요소’가 옅어졌다. 애국심을 강조하는
이른바 ‘국뽕영화’의 요소 역시 《포화 속으로》와 《인천상륙작전》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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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이념을 떠나 전쟁에 내몰려야만 했던 시대적 비
극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반공’이 아닌 ‘반전’을 그려내겠다는 소기의 목
적에도 도달한다.무색무취의 전쟁영화여러모로 《장사리: 잊혀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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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태원엔터테인먼트 작품이기에 우려했던 장애물들을 넘어선 결
과물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이 영화의 평가 기준일 수 없다는 점이
다. 아쉽게도 충무로 전쟁영화 전체로 그림을 확대해서 바라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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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리: 잊혀진 영웅들》만의 장점이랄 게 딱히 보이지 않는다. 치명적
인 단점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만의 필살기라 할 만한 게
없달까.캐릭터 구축 문제가 가장 크다. 영화는 많은 인물의 관계를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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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치지 못하고 나열한다. 학도병들 개인의 사연 역시 예상 가능한 그
림에 멈춰서 있다 보니 딱히 매력을 느껴 감정을 이입할 인물이 없다. 전
쟁영화치고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104분)은 이 작품에선 그리 장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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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보여줘야 할 부분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은 탓에
리듬감이 자주 끊긴다. 더 자세하게 조각됐으면 좋을 디테일들이 시간
에 쫓겨 방치된 흔적도 보인다.누군가는 기록되지 못한 어린 영혼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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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을 끄집어냈다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이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하
지만 상업영화가 어디, 좋은 의미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영역인가. 이
작품만의 특징을 잡는 것에는 주춤하면서 지나치게 무난한, 무색무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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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가 된 인상이다.한국 드라마 사상 최대 대작인 tvN 《아스달 연
대기》가 논란 속에 끝났다. 전체 제작비 규모 540억원에 회당 제작비
30억원 내외에 달하는 한국 드라마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초대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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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육룡
이 나르샤》를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 콤비와 《성균관 스캔들》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PD의 작품이며 송중기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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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의 드라마 복귀작이라는 점도 화제였다.한국 드라마로서는 초유의
상고시대 설정이다. 그동안 한국 사극 드라마의 배경은 주로 조선시대
였다. 조선시대는 관련 자료도 많이 남아 있고 시청자들이 보유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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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도 풍부해 친숙한 시대 배경이 된다.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
시대가 가끔 배경이 되고, 최대한 많이 거슬러 올라가도 고구려 초기
(《주몽》 《태왕사신기》) 정도가 시대 배경이었다. 그런데 《아스달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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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놀랍게도 역사가 쓰이기 전인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눈길을 모았다. ‘아스달’이란 단어가 고조선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에 고
조선 건국 이야기로 기대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우려도 컸다. 대작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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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례가 많지 않고 한국 드라마에서 원시시대와 고조선 이야기를 어떻
게 풀지 가늠이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마침내 방영이 시작됐는데 시청자 반응이 최악이었다. 도대체 54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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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어디다 썼느냐는 비난이 쏟아지며 시청률도 오르지 않았고, 관련사
주가도 떨어졌다. 《아스달 연대기》의 부족한 지점을 지적하며 조롱하
는 것이 인터넷 문화로 자리 잡을 만큼 시청자들은 적대적이었다. 많은
실패 사례가 있었던 한류 블록버스터 잔혹사가 재현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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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가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서른 살 여자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드라마 작가 임진주 역을
맡은 천우희는 매회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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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고 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사
로잡은 이병헌 감독의 작품. 깊이 있고 트렌디한 대사와 독특한 연출, 개
성 넘치는 캐릭터로 첫 회부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주·조연 상관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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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출연진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
로 화제를 모았고, 유쾌하고도 균형감 있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마니아
들의 계속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중심인물이자 화자로서 극을 이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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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듀엣 버전을 안재홍
과 함께 불러 천우희만의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감성으로 원곡과는 또
다른 설렘을 선사했다. 이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던 장범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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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묵직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천우희는 이어서 영화 《버티고》(전계수 감독)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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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다.《멜로가 체질》의 촬영은 일찌감치 끝난 것으로 안다.
“5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촬영기간이었지만 그 기간이 길다고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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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을 만큼 즐겁고 편안하게 임했다. 이미 촬영이 끝난지라 홀가분하다.
촬영 일정이 빡빡하진 않아서 촬영 중에도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태프들과 다 같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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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보고 싶다.”신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터라 부담도 있었을 것 같
다.“촬영 전에는 부담이 있었다. 이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겠다
고 생각했다. 동시에 처음 해 보는 밝은 캐릭터라 떨리고 설레는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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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오히려 그들의 도움을 받고 있더라.
좋은 대본,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 덕에 행복하게 촬영에 임했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 성장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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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든다. 그 말의 의미는, 연기력이 늘었다는 게 아니다. ‘진주’라는
캐릭터는 지금껏 내가 했던 역할 중 가장 자유로운 캐릭터였다. 그래서
연기할 때도 자유로울 수 있었고, 동시에 즐겁게, 어떤 고민 없이 본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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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했던 것 같다. 천우희 하면 떠올리는 프레임을 스스로 깬 것 같아
만족한다.”밝은 역할에 대한 갈망이 있었나?“줄곧 어렵고 힘들고 강한
캐릭터를 맡아왔고, 언젠가부터는 그게 임무처럼 주어졌다. 그걸 또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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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다. 막연히 기존에 내가 했던 역할들과 반대
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
었는데 기회가 많지 않았다. 막상 그 역할이 주어지니 걱정이 앞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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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가 하는 로맨스 코미디를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긴장되면서
궁금했다. 사실 ‘진주’는 ‘돌아이’ 기질이 다분하다. 일반적이지 않은 캐
릭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친구는 일과 사랑, 우정에 있어서는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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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다한다. 다짜고짜 ‘돌아이’가 아니다. 대본을 읽으면서 그 친구에게
빠져들었고,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에 대한 압박도 사라졌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천우희라는 배우가 이렇게 밝은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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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하는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내레
이션을 비롯해 대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어마어마했다(웃음). 지금까
지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내면 연기가 많아 대사보다 눈빛으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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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데 이번엔 그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는 캐릭터였
다. 물론 부담은 있었다. 암기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웃음). 이 많은
대사를 어떻게 정확하게 발음하며, 또 드라마 특성에 맞게 경쾌하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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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 대사도 대사지만 내레이션도 많았다. 시
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그렇게 말로 풀어냈는데 또 내
레이션이야? 나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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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했다. 한데 대본을 읽으면서 일말의 의심 없이 공감이 됐고, 심정적
으로 대본에 빠지니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공감하며, 추억하며 연기했다.”‘진주’ 캐릭터를 ‘돌아이’로 정의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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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성격과의 싱크로율은.“친구들과 가족들이 그런 말을 한다. 극 중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먹방이 체질’이라고(웃음)…. 먹는 장면에서
내 진짜 표정이 나온다고 한다.”‘인생작’이라고 말하는 시청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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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시청률이 아쉬운 상황이다.“이럴 때 ‘한 방’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어떤 강력한 한 방이나 자극이 없다는 게 우리 드라마의 한 방이다.
각각의 인물 이야기, 그 상황과 대사가 곱을수록 강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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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드는 작품이다. 다 보고 나면 차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이런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는 게 행복하다.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
만 그럼에도 촬영장 분위기는 늘 밝고 즐거웠다.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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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큼 작품 자체에 힘이 있다.”종방을 앞두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개인적으로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 그런 내
마음이 작품 속에서도 녹아났을 것이다. 《멜로가 체질》의 마니아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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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들도 아마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모든 캐릭터가
다 잘 보인다는 것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가 좋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본인 입장에서 공감하며, 또 성장하며 볼 수 있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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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영화 《버티고》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간 극적
인 역할을 많이 했었다.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하고 싶었고, 그
런 의미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인 모
습들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자신 있다.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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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함에 따라 클래식 예술과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향유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국내 유일 큐레이터 첼리
스트라는 신(新)직업을 갖고 있는 윤지원(32)씨는 ‘딱딱하다’. ‘지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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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등의 관념이 지배적인 고전예술과 역사를 첼로 연주와 해설을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더 쉽고, 흥미진진하게 접근하고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큐레이터 첼리스트 윤 씨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2013년 한국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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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 프랑스 베르사유 국립음악원 최고연주
자 과정 및 실내악과정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석졸업 했다. 또한 코윈
프랑스(재불한인여성회)로부터 차세대 아티스트에 선정됐으며, 1인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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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기획사 아트콤플렉스(ARTCOMPLEX)를 설립해 클래식과 조형예술
예술융합공연을 했다.지난 2017년과 20연달아 코윈프랑스의 예
술감독을 역임한 윤씨는 그동안 음악과 미술의 협업 예술공모전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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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역사를 접목시킨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큐
레이터 첼리스트는 눈으로 보는 미술과 귀로 듣는 첼로 음악 여기에 입
으로 하는 해설까지 겸비해 관객들에게 예술 작품이 전해주는 느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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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역사적 배경 등을 보다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음악공부를 떠난 프랑스 유학생에서 큐레이터 첼리스트로 위상을
조금씩 넓혀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는 윤 씨는 프랑스와 한국을 바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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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며 ‘렉처콘서트’라는 강의 형식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큐레이터
첼리스트라는 직업이 생소한데, 어떤 직업인지.“큐레이터(Curator)는 잘
아시다시피 학예사다. 학예사는 법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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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나는 작년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해 큐레이터 자격을 취득했다.
큐레이터 첼리스트란 직업을 쉽게 이해시켜드리자면 학예사와 첼로 연
주가인 첼리스트를 합친 말로, 미술과 음악 두 가지 모두 전문성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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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의 형식의 콘서트를 기획·공연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큐
레이터 첼리스트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로써는 내가 유일무
이한 큐레이터 첼리스트다. 그렇기에 가지는 자부심은 상당하다.”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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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는 데뷔 이래 한 번도 스타성을 잃은 적 없다. 1980년대 후반 스크린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그의 존재는 곧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델마와 루이스》(1991), 《흐르는 강물처럼》(1992) 등 초기작부터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타이틀을 놓아본 적 없던 그의 나이는 이제 어느덧 50대 중반. 제니퍼 애니스톤과 안젤리나 졸리로 이어진 떠들썩했던 결혼생활과 이혼은 피트를 가십 뉴스의 단골손님으로 만들었지만, 이것이 피트가 걸어온 세월 전체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사이 그는 스크린 안팎으로 점점 더 완숙함을 뽐내는 영화인이 됐다. 현재 피트는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할리우드에 길이 남을 배우로 끊임없이 진화 중인 몇 안 되는 존재다.인간의 심연이라는 우주에 가닿는 연기신작 《애드 아스트라》는 100년 뒤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다. 피트는 우주 비행사 로이를 연기한다. 로이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적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실종됐다. 그럼에도 그는 지금까지도 모든 우주 비행사들의 존경을 받는 전설적 존재다. 어느 날 지구에 전류 급증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그 원인으로 로이의 아버지가 진행하던 ‘리마 프로젝트’가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아버지는 살아 있는 것일까. 로이는 비밀을 풀기 위해 우주로 향한다. 제목인 《애드 아스트라》는 케네디 우주센터 기념비에 있는 문구를 인용한 것이다. 온전한 문장은 ‘퍼 에스페라 애드 아스트라(pεr spera at 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라는 뜻이다.우주는 최근 수많은 영화들 안에서 다양한 배경으로 등장해 왔다. 《그래비티》(2013), 《인터스텔라》(2014), 《마션》(2015)과 같이 드넓은 공간 안에서 더욱 사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을 이야기하는 작품들도 나왔다. 이들 영화의 공통된 목표는 지구로의 귀환이며, 주인공들에게는 감동적인 서사가 존재한다. 과거로부터 명맥을 이어온 《스타워즈》나 《스타트랙》 시리즈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우주를 무대로 하는 활극적 우주 공상과학 장르)도 꾸준히 등장했고,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슈퍼히어로 장르 영화의 배경 역시 우주로 넓어졌다.
《애드 아스트라》는 조금 다른 노선을 걷는다. 우선 이 영화는 최근 등장한 우주 배경 영화를 통틀어 가장 광활하고 깊은 우주에 가닿는 데 성공한다. 그간 여러 차례 다뤄진 달과 화성도 《애드 아스트라》 안에서는 색다른 배경으로 기능한다. 다만 이 영화의 우주는 단순히 태양계 전체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로이의 내면 그 자체이기도 하다.관객은 자신의 상태를 차분히 설명하는 로이의 내레이션에 따라 그의 심리에 이입해 간다. 그는 어딘가 고장 난 상태다. 사적인 감정을 극도로 배제하며
살고 있지만, 그건 상처와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서다. 그는 지쳐 있다.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증오한다. 우주를 동경하며 많은 것을 포기하지만, 실상 깊은 마음은 지구에 있는 사랑하는 것들로 향한다. 피트는 로이라는 고독한 안내자로서 충실한 연기를 선보인다. 로이의 텅 빈 내면은 어두운 우주와 맞닿아 있다. 여기에 존재하는 건, 끝을 알 수 없는 공허함이다. 아무것도 없음. 《애드 아스트라》를 지탱하는 건 그 아득한 ‘무(無)’의 정서다.피트는 이 영화의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이기도 하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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